오늘 글에서는 귀에 물이 찬 것 같은 증상이 왜 단순한 귀 질환으로만 넘기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지,
저희 엄마가 비인두암 진단을 받게 된 과정은 어땠는지, 그리고 같은 상황에 놓인 분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건강 신호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현재 비인두암 재발로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고 계신 엄마를 곁에서 간병하고 있습니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던 2018년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함께 겪으며, 건강은 잃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신호가 있을 때 미리
살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이 글은 실제 가족 간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록입니다. 특정 질환을 단정하거나 치료 방법을 권유하기 위한 글은 아니며, 비슷한 증상으로 걱정하고
계신 분들이 병원 진료를 미루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리한 정보 공유 글입니다.
1. 귀에 물찬 느낌으로 시작된 엄마의 첫 증상
엄마의 첫 증상은 생각보다 평범했습니다.
"귀에 물이 들어간 것 같아."
처음에는 한쪽 귀가 먹먹하고, 귀 안에 물이 찬 것 같은 느낌이 반복된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저희 가족은 중이염이나 피로 누적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증상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처음부터 큰 병을 의심하지는 못했습니다.
엄마는 생활이 불편해지면서 이비인후과를 방문했고 약도 처방받았습니다. 하지만 증상은 쉽게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한쪽 귀의 먹먹함은 계속되었고, 시간이 지나도 차도가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약 6개월 동안 같은 병원을 다니셨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시간이 가장 아쉽고 후회되는 부분입니다.
제가 엄마와 가까이 살고 있었다면 병원을 얼마나 오래 다니셨는지, 증상이 계속되고 있는지 조금 더 빨리 챙길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는데도 병원을 바꾸거나 다른 검사를 받아보지는 않으셨습니다.
당시에는 병원에 다니고 있으니 곧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같은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진료를 보시던 귀 전문 의사 선생님이 학회 참석으로 자리를 비우게 되었고 옆방의 다른 의사 선생님께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의사 선생님은 코를 함께 진료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큰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이후 집에서 가까운 서울대병원 진료를 예약했고, 검사 후 비인두암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저희 가족에게 비인두암이라는 이름은 TV에서 배우 김우빈 씨 이야기를 통해 들어본 낯선 질환이었습니다.
그 한마디를 시작으로 저희 가족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2. 비인두암 초기증상으로 알게 된 몸의 신호
비인두암은 코 뒤쪽과 목 위쪽이 만나는 부위인 비인두에 생기는 암입니다.
비인두는 위치상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초기 증상이 감기나 비염, 중이염처럼 느껴질 수 있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 따르면
비인두 종양은 목의 멍울, 코막힘, 코피, 귀가 막힌 느낌, 한쪽 귀 난청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비인두암이라는 뜻은 아니며, 정확한 원인은 반드시 전문 진료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엄마를 간병하며 기억하는 초기 증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한쪽 귀가 지속적으로 먹먹함
- 귀에 물이 찬 것 같은 느낌
- 청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
- 증상이 오래 지속됨
- 약을 먹고 치료를 받아도 큰 변화가 없음
- 평소와 다른 좋지 않은 냄새가 느껴짐
물론 위와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이염, 비염, 이관 기능 장애, 감기 후유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증상만으로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제가 이 경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지속성’을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몸은 생각보다 많은 신호를 보내지만, 우리는 바쁘다는 이유로 또는 병원에 다니고 있다는 이유로 그 신호를 오래 참고 넘길 때가 있습니다.
엄마는 당시 대상포진 증상도 겪으셨습니다. 몸이 여러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지만, 저희 가족은 그 의미를 충분히 알지 못했습니다.
병원에 다니고 있으니 괜찮아질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증상이 몇 주 이상 계속되거나, 한쪽 귀 먹먹함과 청력 저하가 반복된다면 다른 가능성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 병원에서 차도가 없다면 다른 병원이나 상급병원에서 추가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40대 이후에는 건강검진과 전문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안해서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줄이기 위해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3. 암 진단 후 가족이 가장 후회했던 것
서울대병원에서 비인두암 의심 소견을 들은 뒤, 여러 가지 이유로 서울아산병원으로 병원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후 정밀 검사가 시작되었고 입원 검사와 PET-CT 촬영도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사실이 하나 더 발견되었습니다. 비인두암뿐 아니라 대장암도 함께 발견된 것입니다.
엄마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힘들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검사를 미루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PET-CT 검사 과정에서 대장 부위의 이상 소견이 확인되었고, 결국 초기 대장암 진단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대장암은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어 먼저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비인두암 치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희 가족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정보 부족이었습니다. 암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충격을 받습니다.
머리가 하얘지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자를 위로해야 한다는 생각과 앞으로의 치료를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마음이 무너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시기에 환자와 가족이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 병원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 검사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 치료 방법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 치료 후 예상되는 부작용과 후유증은 무엇인지
-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 관리와 생활 습관은 무엇인지
- 가족은 어떤 방식으로 간병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런 부분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치료 과정에서 느꼈던 불안이 조금은 줄어들었을 것 같습니다.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두려움에만 머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두렵고 막막한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치료 과정을 이해하고, 질문을 정리하고, 의료진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4. 귀 먹먹함이 오래갈 때 기억했으면 하는 점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지금 귀가 먹먹하거나, 귀에 물이 찬 느낌이 오래 지속되어 검색을 하고 계신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스스로 겁을 먹고 단정하지는 말되, 오래 지속되는 증상을 방치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귀가 먹먹한 증상은 흔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감기 후에도 생길 수 있고, 비염이나 중이염, 이관 기능 문제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 귀 증상이 계속되고, 청력 저하가 느껴지거나,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전문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부모님 세대는 몸이 불편해도 자녀에게 자세히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괜찮다”, “병원 다니고 있다”, “나이 들어서 그렇다”는
말로 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역시 엄마가 병원을 다니고 계셨기 때문에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 한쪽만 불편한지, 양쪽 모두 불편한지
- 치료 후 좋아지고 있는지
- 청력 저하나 코막힘, 목의 멍울은 없는지
-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는지
이런 질문은 걱정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확인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가족의 관심이 때로는 중요한 진료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엄마가 처음 비인두암 진단을 받은 지 어느덧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재발로 인해 다시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긴 간병 과정을 지나오며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건강이야말로 삶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사실입니다.
돈도 중요하고 일도 중요하지만, 건강이 무너지면 모든 우선순위가 바뀝니다. 환자 본인의 삶도, 가족의 일상도 함께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귀에 물이 찬 것 같은 느낌, 한쪽 귀 먹먹함, 청력 저하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면 너무 겁부터 먹지는 마시되, 정확한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비슷한 증상을 이야기하신다면 “괜찮겠지” 하고 넘기기보다 한 번 더 자세히 물어봐 주세요.
저 역시 앞으로 이 공간을 통해 4050 건강 이야기와 부모 간병 경험을 꾸준히 기록하려고 합니다. 저희 가족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실제 부모 간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본문은 특정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를 권유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 귀 먹먹함, 청력 저하, 코막힘 등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 등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비인두 종양
- [국가암정보센터: 비인두암 정보](https://www.cancer.go.kr/lay1/program/S1T211C223/cancer/view.do?